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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데치면 항암효과가 사라질까?

브로콜리는 대표적인 항암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세계 각국의 건강 전문가들이 꾸준히 섭취를 권장하는 채소입니다. 풍부한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뿐만 아니라 특히 항산화 성분인 설포라판(Sulforaphane)이 풍부해 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브로콜리를 데치면 항암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말, 과연 사실일까요? 이 글에서는 브로콜리를 데칠 때 일어나는 영양소 변화와, 올바른 조리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항암 성분 ‘설포라판’, 어떻게 작용하나?

브로콜리의 핵심 항암 성분은 설포라판입니다.

설포라판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라는 전구물질이 미로시나아제(Myrosinase)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성됩니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해독 효소를 활성화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는 설포라판이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암종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강력한 효과를 가지는 설포라판이지만, 조리 방식에 따라 그 함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브로콜리를 데치면 영양소가 어떻게 변할까?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데치는 과정에서는 일부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손실될 수 있습니다. 특히 문제는 설포라판을 생성하는 효소인 미로시나아제가 열에 약하다는 점입니다. 미로시나아제는 60℃ 이상에서 파괴됩니다. 데치거나 끓일 경우 이 효소가 비활성화되어 설포라판이 생성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항암 효과의 핵심인 설포라판이 거의 생성되지 않거나 극소량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수용성 비타민 또한 손실되는데 비타민 C, 엽산 등 수용성 영양소도 데치거나 삶는 동안 물에 녹아 배출되므로 브로콜리를 데치거나 삶는 방식은 항암 성분을 유지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조리법입니다.

영양소 파괴 없이 먹는 똑똑한 방법

브로콜리의 항암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조리 방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아래는 영양소 손실을 줄이고 설포라판을 잘 흡수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입니다.

  • 증기로 가볍게 쪄서 먹기 : 끓는 물에 넣는 대신 증기로 2~3분간 살짝 찌는 것이 좋습니다. 스팀 조리는 열이 직접 닿지 않아 미로시나아제의 파괴를 줄일 수 있으며, 수용성 영양소의 손실도 최소화됩니다.
  • 생으로 섭취하기 : 샐러드에 넣어 생으로 먹으면 항암 효과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 생으로 먹을 때는 소화가 어려울 수 있으니 잘게 썰거나 갈아 마시는 방법이 좋습니다.
  • 데친 후 생 브로콜리 첨가하기 : 브로콜리를 데친 뒤, 생 브로콜리 약간을 다져서 함께 섞으면 생 브로콜리에 있는 미로시나아제가 다시 설포라판 생성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는 연구에서도 입증된 방법으로, 조리된 브로콜리의 항암 효과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 겨자나 무즙과 함께 먹기 : 미로시나아제는 브로콜리뿐 아니라 겨자, 무, 양배추 등에도 존재합니다. 브로콜리를 조리한 뒤 이런 식재료와 함께 먹으면 효소 작용이 재개되어 설포라판 생성을 도울 수 있습니다.

브로콜리, 어떻게 조리해야 할까?

브로콜리는 분명 탁월한 항암 식품이지만, 조리 방식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집니다. 데치거나 삶는 방식은 편리하고 익숙하지만, 설포라판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항암 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볍게 찌거나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며, 데쳐야 할 경우에는 생 브로콜리 또는 효소가 들어 있는 식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조리 습관의 차이가 큰 건강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브로콜리의 효능을 온전히 누리고 싶다면, 이제부터는 조리법에도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브로콜리